<해를 품은 달> 포스팅 마지막에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드라마는 사실 유*브에서 결말까지 몰아보기를 보다가 제대로 봐야겠다 싶어서 다시 한 회씩 정주행 한 드라마입니다. 물론 방영당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죄송합니다) 그때 <구르미 그린 달빛>이 방영 중이었기 때문에 저는 김유정 배우와 박보검 배우의 작품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준기 배우의 연기에 대해 약간은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때였기도 했고, 구르미 그린 달빛이 또 너무 재미있었던 터라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몰아보기를 했을 때 이야기 흐름이 좋은 것 같아서 끝까지 쭉 봤는데 마지막엔 아쉽기까지 했더랬습니다. 시즌 2 정말 없는 거냐고요.
출연진, 줄거리: 꿈의 구도, 8명의 황자들과 홍일점
이 드라마는 2016년에 SBS에서 방영된 20부작의 드라마로 시청률이 11% 정도였긴 하지만 오히려 방영이 종료되고 나서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달그림자가 태양을 검게 물들인 날, 상처 입은 짐승 같은 사내 4 황자 왕소와 21세기 여인 고하진의 영혼이 미끄러져 들어간 고려 소녀 해수가 천 년의 시공간을 초월해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고려시대가 배경이다 보니 우리가 늘 보는 조선시대 사극과는 말투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데, 그 말투가 좀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아지니 1, 2화 보시고 포기하지 않기로 합시다♥ 고려 건국의 주역이신 태조 왕건(최수종 배우 정말 멋졌었는데... 정통사극 태조 왕건 보세요, 엄청 재밌습니다)은 지방호족들과 고려 이전시대 왕족들 등을 한 민족으로 통합하기 위해서 결혼정책을 펼치시는데 그러다 보니 부인이 20명이 넘어 왕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사후에 일어날 권력다툼의 장치까지 생각해 두셨으면 좋았을 텐데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청춘을 만끽 중인 8명의 황자들은 21세기 여성의 마인드를 지닌 해수(고하진)를 순식간에 주목하게 됩니다. 청춘인 황자들과는 별개로 황위를 둘러싼 가문들의 치열한 궁중암투 속에서 상처받는 황자들과 그들을 위로하는 해수가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해수는 역사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특히 광종을 알고 있다) 역사에 기록된 황자들의 운명에 끼어들 것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그냥 놔두자니 서로를 너무 아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장차 피의 군주인 광종이 될 4 황자 왕소가 걱정이 됩니다. 차라리 만나지 않았으면 그토록 고통스럽게 서로를 그리워하지 않았을 해수와 4 황자와의 짙은 사랑이 고려 황실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드라마에서도 이준기 배우가 너무 멋을 부리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제 개인적인 기분이 그러하였다고 말씀드리는 거랍니다. 해수가 비를 맞지 않게 가려주는 장면에서는 너무 안 멋있어서 문제였습니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제가 문제인가 봅니다. 그 장면이 오상궁을 구하기 위해 해수가 석고대죄를 하고 있는 장면이었는데 다른 황자들은 자신들의 가문걱정에 선뜻 나서지 못하지만 왕소만은 해수의 곁에 머물러줍니다. 이지은 배우의 연기도 제가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연기를 못하신 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강하늘 배우는 제 머릿속에 <동백꽃 필 무렵> 황용식으로 강하게 박혀서 아픈 사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죄송합니다) 생각보다 백현 배우가 좋았습니다. 너무 유치하고 귀여운 게 그 역할을 잘 표현하신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 결혼한 부인과 지내는 모습도 너무 귀여웠습니다.(저는 엑소중에도 디오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가 강한나 배우를 좋아하는데 여기에서도 나오신 걸 보고 반가웠습니다. 제가 <간 떨어지는 동거>를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거기서 너무 이쁘시답니다. 연기도 잘하시고요. 위의 사진에는 없지만 오상궁으로 우희진 배우도 나오시고(해수를 위해 죽음을 택하시는 부분에서 너무 슬펐어요) 서현 배우도 나오십니다. 서현 배우는 후백제의 마지막 공주로 나오는데 13 황자 백아(남주혁)와 서로 사랑하게 된답니다.
결말: 시즌 2 정말 안 주시는 건가요?
태조 사후에 역사적으로 중간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4 황자인 왕소가 광종으로 즉위하게 됩니다. 해수는 황궁에서의 여러 상처들(광종도 보탠 상처들)로 인해 점점 힘들어하고, 14 황자의 도움으로 선황의 유지를 이용해 14 황자와 궁궐을 떠나 함께 살게 됩니다. 광종은 해수가 그리워 그녀를 만나러 찾아가지만 그때 마침 해수를 챙겨주는 14황자의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합니다. 이후 해수의 모든 이야기가 자신에게 오지 않도록 차단합니다. 14황자가 그렇게 해수를 챙겨 주었던 이유는 그녀가 광종의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해수는 딸을 낳았지만 몸이 약했던 탓에 아이를 부탁하고 죽게 됩니다. 그리고 14 황자는 광종의 귀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이 들어가지 않도록 입단속을 시킵니다. 사실 해수는 광종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냈는데, 광종이 차단을 해서 편지를 보지 않았었습니다. 해수가 죽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게 된 광종은 그제서야 해수가 보내왔던 편지들을 읽게 되고 그녀가 자신만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왕소는 해수의 유골을 안고 오열합니다. 몇 해가 지난 어느날, 광종은 14황자와 같이 있는 해수와 닮은 여자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황자에게 아이를 두고 가라고 하지만, 14황자는 해수의 말을 전하며 거절합니다. "이 아이는 궁에서 살지 않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너무 무섭고 외로워서 그곳에 보내기 싫다고. 해수는 죽을 때까지 그 걱정만 했습니다." 그로 인해 광종은 이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 것을 알게 되고 자유로운 궁 출입을 허락합니다. 한편, 과거에서 죽었지만 현실에서 깨어난 고하진은 모든 것을 잊어버린 상태로 눈을 뜹니다. 그러다 고려시대 전시회를 우연히 보게 되고 기억을 되찾습니다. 고하진이 본 그림은 외롭게 혼자 남은 광종의 그림이었고 고하진은 혼자 두고 와서 미아하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그림이 아닌 외로운 광종의 실제모습과 내레이션으로 끝이 납니다. 너와 나의 세계가 같지 않다면 내가 널 찾아가겠어. 나의 수야.
해수가 광종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인생은 꿈과 같습니다.
옳고 그름도 사랑과 미움도 결국은 세월에 소리 없이 묻히고 흔적 없이 흘러가요.
아직도 내 마음을 다 갖지 못했다 오해하고 원망하나요?
사랑이 아닌 증오를 남겨서 당신을 편하게 쉬지 못하게 한 것 아닌가 늘 걱정입니다.
여전히 사랑합니다.
빗속에서 모든 걸 내버리고 내 곁에 섰을 때
나를 위해서 날아오는 화살에 몸을 던졌을 때
당신을 평생 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다'의 반대는 '버리다'였습니다.
나는 당신을, 당신은 나를 버렸다고 여길까 봐 두렵습니다.
그립고 그립지만 가까이 갈 수가 없어요
굽어진 울타리 안에서 다시 만나기를 매일 당신이 오시기를 기다립니다.
마지막 광종의 모습을 보면 시즌 2에서 현대로 날아올 것 같아서 다들 시즌 2를 부르짖는 것 같습니다. 그냥 열린 결말이라고 해두는 게 좋기는 합니다. 광종이 현대에 와서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일에 대한 후대의 평가를 듣고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 밖엔 스토리가 없다고 생각됩니다.(ㅎㅎ) 작성을 하다 보니, 다음번엔 <구르미 그린 달빛>이나 <간 떨어지는 동거>를 추천하고 싶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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